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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의 연단 I 김종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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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카이로스타임즈
댓글 0건 작성일 25-04-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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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뉴욕예일장로교회)

 

저희 교회는 1993년에 개척하여 5년 동안 미국 성공회 교회를 빌려 예배를 드렸습니다. 성공회는 신학적으로는 개신교회지만 예배 의식은 가톨릭교회를 따릅니다. 제한된 시간에 제한된 공간만을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예매 처소를 빌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담임목사인 저에게 주어진 공간은 우리 교회로 오는 우편물을 받을 수 있는 편지꽂이 하나였습니다.

 

어느 날 우편물을 확인하려 사무실로 갔다 제 편지꽂이에 평소와는 다른 이상한 봉투가 하나 꽂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봉투에는 껌 껍질과 사탕 껍질이 가득히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봉부 겉면에 메모가 적혀 있었습니다. “김 목사님, 이것은 예배 후에 당신의 교회 성도들이 예배실 의자에 남기고 간 쓰레기입니다.” 굉장히 기분이 나빴습니다. 우리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인종차별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잘못된 말은 아니었습니다.

 

그다음 주일 예배가 돌아왔습니다. 광고 시간에 저는 그 봉투를 성도님들께 보여 드렸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선택할지 물어보았습니다. “이 사건은 분명히 우리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문제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충분히 분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사건은 하나님의 교회를 거룩하게 생각하고 예배실을 깨끗하게 사용하는 훈련의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의 선택만 남았습니다. 무엇을 선택할 것입니까?” 그다음 주일부터 예배 후에 남겨진 사탕 껍질이나 껌 껍질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처했다면 정말 소중한 교훈을 놓칠 뻔했습니다.

 

지금은 자체 성전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먼 훗날 우리에게 주실 성전을 바라보시면서 이렇게 훈련시키셨다는 생각을 하니 감사가 물밀듯 밀려왔습니다. '! 하나님은 이렇게 일하시는구나'하는 깨달음도 얻게 되었습니다.

 

신앙이란 미래에 대한 기대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바로 오지 않습니다. 반드시 연단이라는 과정을 거쳐 오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의 노예생활에서 벗어나 홍해를 건널 때 아마 이제 모든 고생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에 광야 40년이라는 연단의 시간을 거쳐야 했습니다. 40년 광야 생활의 목적을 신명기서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어 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8:2).

 

오늘도 우리는 거친 광야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미래의 약속이 있습니다. 광야의 위험과 불편함 때문에 분노하거나 낙심하면 광야에서 쓰러집니다. 광야의 어려움보다 미래의 축복을 위해 훈련하시는 하나님의 손을 봐야 합니다. 그리고 겸손히 말씀의 ‘GPS’를 따라 살아간다면 반드시 약속의 땅에 도착할 것입니다.


<카이로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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