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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의 컬쳐 인사이트 (1) - 조희창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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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카이로스타임즈
댓글 0건 작성일 23-07-06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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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창 목사(D.Min, 낮은울타리 미주본부 대표간사) 


다섯 가지 키워드로 읽는 드라마 더 글로리

 

나 지금 되게 신나 연진아!” 지금 연진아 열풍이 불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것처럼 연진이는 넷플리스 드라마 더 글로리(The Glory)”의 악역의 이름이다. 드라마의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역)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학교폭력의 가해자이다. 이 드라마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드라마를 성경적 세계관으로 볼 때 어떻게 보아야 할지 다섯 가지 키워드로 살펴보고자 한다.

 

1. 복수

 

드라마가 2023년 새해를 이틀 앞두고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한참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 있을 때 방학을 맞아 집에 온 큰 딸 하린이와 친구가 이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잠시 옆에 앉았다 나도 모르게 드라마에 빠져들고 있었다. 죽고 싶을 만큼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인 문동은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동조되면서 자꾸만 복수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문동은을 응원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비단 나뿐만 아니리라. 우리나라 최고의 드라마 작가로 꼽히는 김은숙 작가가 구성한 드라마가 우리를 그 복수 이야기로, 복수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강하게 끌어당기고 있었다.

 

미디어교육(Media Literacy)을 전공하고 이 칼럼을 매월 연재하고 있으며, 목회자로 늘 용서를 설교하는 나조차도 이럴진대 이 드라마를 보는 수많은 이들은 오죽할까?

 

드라마는 복수를 통해 상처 입은 문동은이 치유받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나를 이렇게 죽고 싶을 정도로(문동은은 자살을 시도하다가 다행히 그친다) 괴롭힌 사람이 버젓이 잘 살고 있는데 나 혼자 죽을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처절한 복수를 이루어가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복수가 성공한 뒤에 문동은은 치유되었는가? 문동은은 복수가 너무 멋지게 성공했지만 다시금 자살하려고 한다. 다행히 문동은 못지않게 상처 입은 사람의 만류로 자살 시도를 멈추긴 하지만 이 처절한 복수가 그의 상처를 치유할 수는 없었음을 드라마에서도 말해주고 있다.

 

낮은울타리의 회복사역인 부모회복학교(HMMS, 흠스)에서 상처를 대응하는 세 가지의 중요한 키워드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직면, 도피, 폭발이다. 이 세 가지 단어를 꼭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마주했을 때 도피나 폭발은 선택한다. 문동은도 처음에는 도피를 선택하고, 도피의 극단인 자살을 시도한다. 다행히 자살시도를 멈추었지만 그는 바로 폭발, 즉 복수를 선택한다.

이렇듯 도피와 폭발은 시계추처럼 사실 양쪽을 오간다. 상처가 해결되지 않았을 때 수많은 사람은 도피와 폭발을 오가며 아파하고 힘들어 한다. 문동은이 자신의 지옥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 사이를 오간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다행히 세 가지 상처를 대응하는 키워드중 하나가 남았다. 바로 직면(Encounter)이다. 우리는 상처를 마주했을 때 도피하거나 폭발로 해결할 수 없다. 우리는 그 상처를 하나님의 임재로 나아가 다윗과 시편의 기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의사되신 하나님 앞에 다 토해 내야 한다. 아팠던 모든 것을 의사되신 하나님께, 진정한 상담가 되신 하나님께 어디가 아팠는지를 소상히 아뢰어야 한다. 이것이 직면이다. 상한 음식을 먹었을 때는 상한음식을 토해 내야 하는 것처럼, 마음이 상했을 때는 그 상한 마음을 하나님 앞에 나가 토해 내야한다. 그럴 때 치유가 일어난다. 도피나 폭발이 아니다. 직면이다.

 

2. 역기능 가정

 

연진이를 살펴보자. 연진이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 또한 연진이 왜 이렇게 심각한 가해자이자 악인이 되었을까? 그것은 마지막에도 그려지지만 그녀가 겉으로는 다 갖춘 듯 하지만 철저하게 역기능적 엄마와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제대로 일깨워주지 못하고, 그 죄까지도 온갖 방법을 동원해 덮어주는 그 어머니의 행태가 결국 연진이를 더욱 그러한 악한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3. vs

 

성경적 세계관으로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틀인 복수와 기독교에 대해서 아주 부정적으로 그리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참 동의가 되었던 부분 중 하나가 문동은의 복수가 이루어지는 그 틀과 구조이다. 사실 전체 복수의 판은 문동은이 짰지만 문동은은 자신의 손에 직접 피를 묻히지 않는다. 대신 박연진과 전재준, 이사라, 최혜정, 손명오까지 악인 5인방이 스스로가 가진 악한 본성 때문에 악과 악이 만나 서로 죽음과 멸망의 길로 이끈다. 이는 드라마 속에서 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볼 수 있는 사실이다. 기도온과 300 용사들이 그들의 숫자를 압도하는 적군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의 전적인 능력과 인도하심 가운데 바로 적군들이 적군들끼리 죽임으로 결국 그들이 패망했기 때문이다.

 

4. 연대 연대를 넘어 공동체

 

이 드라마에서 문동은을 돕는 이들이 여럿 등장한다. 아버지를 살해한 이로부터 끊임없이 오는 편지로 지옥을 살고 있는 의사 주여정”,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지옥을 살고 있는 강현남”, 박연진을 아내를 두고 살아가다 결국 심각한 피해자가 되어버린 박연진의 남편 하도영까지.

 

하도영까지 포함시키긴 그렇지만 문동은과 주여정, 강현남은 피해자끼리 서로 연대함으로 조금이나마 위로를 얻고 조금씩 미소를 되찾는다. 이는 드라마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지점이다.

 

문동은이 마지막 복수가 끝나고 자살을 시도할 때 이를 막아서는 이, 결국 다시 문동은을 살게 하는 이도 피해자 주여정의 어머니이다. 아픈 이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 땅에는 이들처럼 아픈 이들이 참 많다. 이들을 품어서 하나님의 사랑을 담아 위로해줄 뿐 아니라, 하나님께 나아가 진정한 회복을 누리도록 도울 건강한 공동체가 너무나 중요하고 필요하다. 혹시 우리 공동체는 우리끼리만의 공동체이지 않은가? 아픈 이웃에게 손 내밀 수 있는 공동체가 되고, 그 손을 잡고 하나님께로 나아가 함께 회복의 걸음을 걷는 것은 너무 중요하겠다.

 

5. 회복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것처럼 지옥을 살고 있는 상처 입은 영혼들이 얼마나 많을까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해바라기의 노래 사랑으로의 가사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담아 그들이 회복으로 나아가도록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을 쓰려고 준비하고 있던 오늘 너무나 햇살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뉴욕에 살고 있는 한 자매님이 “17년 전 너무 깊은 상처로 많이 힘들어할 때였는데 누군가가 전해준 월간 낮은울타리를 읽고 너무 큰 회복을 누렸다라는 것이다.

 

17년 전이면 2005년 처음 미국으로 파송 와서 월간 낮은울타리 미주판을 발간해서 배포하기 시작했을 때이다. 뉴저지는 물론이고 멀리 뉴욕과 롱아일랜드까지 가서 책을 배포하고 왔는데 그 책이 누군가에게는 회복의 햇살이 되었던 것이다.

 

오늘도 하나님의 사랑을 담은 햇살을 비쳐주는 우리, 회복의 길로 인도해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햇살을 받은 이는 자신이 회복이 될 뿐 아니라 또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담아 누군가의 햇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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