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채플린 이야기”-(8)채플린, 어떻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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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숙 목사(제시브라운보훈병원 채플린)
그동안 채플린 인턴이 되기 위한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과 “되게 하리라 하신 약속의 말씀대로 그분의 방법대로 훈련하심"을 경험했다.
처음 채플린이 되고자 했을 때 막연한 이미지는 한국에서의 병원 원목이었다. 아픈 환자들을 방문해서 상담과 기도를 해주고, 병원에 입원해 있기 때문에 주일에 교회를 갈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 예배를 인도하는 역할로 알았다. 그러나 미국 병원에서의 채플린의 역할은, 인턴 경험을 통해 배운 바로는 정말 많이 달랐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병원 채플린이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그리고 인턴 과정에서 경험한 것을 구체적으로 나누려고 싶다.
채플린 되는 인턴과정을 Clinical Pastoral Education(CPE)이라고 한다. 인턴과정은 3가지가 있다.
첫째, 연장수업(Extended Unit, Part-time)이다. 한 학기가 총 20주, 400시간이다. 일주일의 오리엔테이션 후 수업 100시간, 온콜 300시간 실습을 한다. 한 학기 등록금은 425-450불로 병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봄에는 1월, 가을에는 8월에 시작을 한다. 인턴은 3-8명 정도를 뽑는다.
둘째, 집중수업(Intensive, Full-time)이다. 11주 과정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종일 수업과 실습 및 온콜을 하는 과정이다. 주로 6월에 진행을 한다.
셋째, 레지던시(Residency, Full-time)과정이다. 1년 동안 풀타임으로 수업과 온콜을 하면서 4학기의 프로그램을 마친다. 그런데 실제로 처음부터 레지던시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적어도 인턴 과정 한 학기나 두 학기를 마쳐야 레지던시를 할 기회가 주어진다. 한 학기를 마친 후 레지던시가 되는 것은 대박 터진 것이지만, 보통 두 학기 정도 마치면 다양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인턴과 레지던시의 차이는 뭘까? 인턴은 400시간 수업과 온콜을 하면서 등록금을 내는 학생이다. 반면 레지던시는 수업과 온콜을 하면서 3만불에서 3만2천불 정도의 수입이 보장되는 1년 계약직으로 연장은 안된다. 그 기간이 끝나면 일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병원의 상황에 따라서 인턴과 레지던시 과정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정식으로 풀타임으로 일하는 채플린을 정규직 채플린(Staff Chaplain)이라고 한다. 스텝 채플린과 인턴, 그리고 레지던시까지 총괄 관리하고 교육하는 사람을 슈퍼바이저(Supervisor Chaplain)라고 한다. 또 다른 부류의 사람이 있는데 레지스터리(Registry Chaplain)이다. 정규직 채플린은 아니지만 병원의 필요에 따라 시간당 돈을 받고 온콜을 감당한다. 채플린이 되는 자격은 안수 받은 목사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평신도들도 가능하다. 병원의 환자들이 다양한 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종교가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채플린이 사역하는 부서의 이름은 Mission & Spiritual Care Department이다.
Board Certification Chaplain(BCC)이라는 게 있다. 한마디로 자격증 있는 채플린이다. 이 자격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레지던시(Full-time) 1년을 마치거나 4학기의 CPE 수업을 마친 후, 풀타임이나 파트타임으로 2,000시간 일한 경력이 있어야 지원할 자격이 생긴다. BCC 채플린의 경험을 들어보면 레지던시를 마치고 풀타임으로 일을 시작해서 BCC가 되기까지 3년 정도의 기간이 걸렸다고 한다. 따라서 처음 인턴부터 시작해서 순조롭게 모든 과정을 밟아 나간다면 자격증을 갖춘 채플린이 되기 위해서는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단체는 ACPE(The Association for Clinical Pastoral Education, Inc : www.acpe.edu)이다.
채플린이 종사하는 분야도 다양하다. 병원 채플린, 호스피스 채플린, 군대 채플린, 그리고 재향군인(Jesse Brown Veterans Affairs Medical Center) 채플린 등이 있다. 병원마다, 그리고 종사하는 분야마다 채플린의 역할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내가 경험하고 나눈 이야기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경험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힘든 과정이지만 보람 있는 사역이다. 그럼에도 모든 과정을 마쳤다고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국민과 병원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취업하는 것이 만만치 않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100% 성공이 보장되어야 무슨 일을 시작할 수 있다면 우리는 아무런 도전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인생에는 파종의 시기와 수확의 시기가 있다. 심지 않고 거둘 수 없는 것처럼, 심으면 반드시 열매를 거두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심을 때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집착하기보다 '무엇을 심을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다양한 도전이 필요하고, 굳이 도전해서 성공의 열매를 얻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다만 '경험이라는 가능성의 씨앗'만 얻어도 보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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