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의 리셋▮믿음의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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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뉴욕예일장로교회 담임)
믿음의 단계
사람의 지적 발달은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단계를 거쳐 발달합니다. 그래서 유치원부터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까지 단계가 있습니다. 영적 성장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믿음의 조상이라고 불리는 아브라함에게서 잘 배울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의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사이에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에 살던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지시할 땅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땅을 주시고, 큰 민족을 이루게 하시고, 열방에 복이 되게 하시겠다는 약속 외에는 아무런 자세한 설계도를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약속의 성취보다는 고난의 현실이 더 가깝게 다가와 시선을 흐리게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굳게 하기보다는 스스로 뭔가를 해보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어쩌면 아브라함은 갈등이 많았을 것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에 왔는데 그곳에 기근이 닥쳤습니다. 할 수 없이 양식을 위해 애굽으로 내려갑니다. 거기서 아내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자기에게 해가 미칠 것이 두려워 아내 사라를 누이라고 속입니다. 사라를 궁으로 불러들인 애굽 왕에게 하나님께서 재앙을 내려 그에게 손을 대지 못하게 막으십니다. 아브라함은 부끄러운 기억을 안고 애굽에서 돌아옵니다.
약속하신 자식이 오랫동안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종인 엘리에셀을 양자로 삼을 계획을 세우지만,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몸에서 태어날 자가 그의 후사가 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결국 고향을 떠난 지 10년이 되었을 때 사라가 자신의 몸종 애굽 여인 하갈을 통해 자식을 얻을 계획을 세웁니다. 그런데 하갈이 임신한 후 여주인 사라를 멸시하기 시작합니다. 그로 인해 집안에 갈등이 빚어집니다. 이렇게 태어난 아들이 이스마엘입니다. 그 갈등은 지금도 유대인과 모슬렘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나이 99세 때 하나님께서 ‘아브람’(높은 아버지)을 ‘아브라함’(여러 민족의 아버지)으로, ‘사래’(다투기를 좋아하는)를 ‘사라’(여러 민족의 어머니)로 이름을 바꾸어 주십니다. 그리고 다음 해에 사라가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을 듣고 사라가 기가 막혀 웃습니다. 그러나 사라는 다음 해에 진짜 아들 이삭을 안고 기뻐하며 웃게 됩니다.
이런 믿음의 훈련과정을 거쳐 아브라함의 믿음은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 나이 100세에 얻은 아들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하시니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주문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에 신속히 순종합니다. 아들과 모리아산에 올라가는 숨막히는 순간이 이어집니다. ‘주여! 차라리 나를...’ 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간절했겠습니까? 제단을 쌓고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 하는 순간 하나님의 사자가 급히 아브라함을 불러 이삭에게 손대지 말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숫양 한 마리를 대신 번제물로 준비하셨습니다.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고 부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통해 우리에게 가르치고자 하시는 믿음의 내용은 어떤 것일까요?
1)하나님은 실수가 없으시고, 그가 하시는 일은 언제나 옳고 선합니다.
2)약속이 이루어지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조급해하거나 하나님의 방법이 이해가 안 된다며 스스로 인간적인 방법을 쓸 때는, 그만큼 고통을 겪고 아픔을 통해 하나님의 시간과 방법을 배워가게 됩니다.
3)하나님은 죽은 태에서도 생명이 태어나게 하시며, 설령 그를 죽이시더라도 다시 살리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히11:19).
4)믿음의 테스트를 잘 통과할 때 하나님은 여호와 이례의 복을 예비하십니다. 그리고 그 복으로 여러 민족에게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십니다.
2023년은 뉴욕예일장로교회 창립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예수님 제일’이란 표어를 가지고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때론 앞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희미하게 보여 답답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니 하나님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가정교회에서 셋방살이를 거쳐 롱아일랜드 힉스빌 자체 성전 시대까지 왔습니다.
2017년 9월에는 교회 맞은편에 있는 유대인 회당 랍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인도사원이 건물을 사려고 제안을 해왔는데 그러면 우리 교회에 지장이 없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면 이웃인 우리에게 먼저 우선권을 주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시작이 되어 팬데믹이 가장 심했던 2020년 5월 4일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더 얻지 않고 토지 구매를 마무리하는 기적을 경함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개척할 때 우리 교회가 이렇게 되리라고 한 말씀도 해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실히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지금 돌아보니 하나님은 땅을 주셨습니다. 많은 성도를 주셨습니다. 이젠 믿음에 성숙한 교회가 되어 더 많이 축복의 통로가 되라고 은혜의 선물을 주신 것입니다. 오늘도 겸손히 믿음의 세계를 배워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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