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의 리셋 I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I 김종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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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뉴욕예일장로교회)
우리 교회가 지금 롱아일랜드에 있는 자체 성전을 마련해서 오기 전 베이사이드에 있는 유대인 회당을 빌려 쓸 때의 이야기입니다. 한 번은 회당장이 저를 부르더니 함께 그 회당 부엌으로 가지고 했습니다. 그는 한 접시의 과자를 주면서 이것이 무슨 과자인지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처음 보는 과자라서 모른다고 했더니 ‘하만 쿠키’라고 이야기합니다. 삼각형 모양인데 그 중심에는 둥근 모양의 빨간 잼이 들어있었습니다. 과자가 삼각형인 이유는 하만이 삼각형 모자를 쓰고 다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회당장은 이 쿠키를 자기들의 절기인 부림절에 먹는다고 합니다. 유대인들은 부림절에 구약의 에스더서를 읽습니다. 랍비가 에스더서를 읽다 ‘하만’이라는 이름이 나오면 참석한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야유를 하면서 이 쿠키를 어금니로 아작 깨물어 먹는다고 합니다. 신앙의 의미를 전수하는 유대인들의 지혜를 볼 수 있었습니다.
BC 538년에 페르시아(바사) 왕국 고레스 왕이 바벨론 포로로 잡혀있던 유대인들에게 고국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이때 돌아가지 않고 페르시아에 남아있던 유대인들도 있었습니다. 모르드개는 그중 하나로 대궐 문을 지키는 사람이었습니다. 에스더는 모르드개의 사촌동생이었습니다. 모르드개는 일찍이 부모를 잃은 그녀를 딸처럼 키웠습니다. 그러나 후에 에스더는 유대인으로서 페르시아의 왕비가 되었습니다.
페르시아 제국에는 왕의 신임을 받는 정치권 실세인 하만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만은 모든 유대인을 죽일 무서운 음모를 꾸밉니다. 이 소식을 들은 유대인들은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통곡합니다. 아무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모르드개가 에스더에게 이 사실을 전합니다. 그리고 “네가 왕비가 된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하면서 이 사실을 왕에게 알리라고 합니다,
에스더는 왕의 부름을 받지 않고 그 앞에 나갔을 때 왕이 금 규를 내밀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죽으면 죽으리라 각오로 왕에게 나갈 것을 결심합니다. 그리고 모든 유대인들에게 자기를 위해 삼일 동안 금식하며 기도할 것을 요청하면서 자기도 그렇게 하겠다고 합니다.
삼 일을 금식하고 왕 앞에 나타난 왕비 에스더의 모습은 왕이 보기에 매우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금 규를 내밀며 무슨 소원이라도 들어줄 것이니 어서 말해보라고 했습니다. 에스더는 자기가 준비한 잔치에 왕이 하만과 함께 오도록 초대합니다. 두 번의 잔치 끝에 마음이 자신에게로 완전히 열린 왕에게 에스더는 드디어 입을 엽니다. 즉, 하만이 자기 민족인 유대인을 전멸하려는 음모를 세웠으니 자기 민족을 구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격노한 왕은 하만이 모르드개를 달려고 세운 장대에 오히려 하만을 달게 하고 모르드개는 페르시아 왕 다음으로 높은 자리에 앉게 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자기들을 죽이려고 제비 뽑은 날이 오히려 구원의 날이 된 것을 기념해 이 날을 부림절이라고 부르며 지키게 됩니다. 모르드개의 승진, 하만의 몰락, 유대 백성의 구원 등 기막힌 반전이 일어난 것입니다.
어려울 때 자기만 살기 위해 도망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려울 때 원망하며 그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어려울 때 오히려 이때를 위해 자신을 여기에 두신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명을 위해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기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사람들을 통해 고통이 변해 기쁨이 되게 하십니다. 절망이 변해 소망이 되게 하십니다.
<카이로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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