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의 리셋 I 복음의 능력 - 김종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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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뉴욕예일장로교회)
교회를 개척하고 얼마 후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P 시무장로님께는 미국 해군에서 근무하던 건장한 체격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해군 본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 아들이 밤에 운전하다 가로수를 들이받아 숨을 거두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른하늘에 벼락과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가족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교회 모든 성도들에게도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해군 본부에서 장로님을 통해 담임목사인 제가 장례를 집례해주면 좋겠다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솔직히 저는 미국에 이민 와서 미국 신학교에서 공부를 했지만 한인 목회만 해오던 터라 부담이 적지 않았습니다.
뉴욕에서 성도님들과 교회 밴 두 대에 나누어 타고 해군본부가 있는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Annapolis)까지 가는 데 약 네 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점심 먹은 것까지 탈이 났습니다. 해군 채플에 들어갔더니 하얀 제복을 입은 해군들이 큰 채플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가끔씩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한 백인 청년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Amazing Grace) 찬송을 부르고 요한복음 3장 16절을 읽었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 려 하심이라." 그리고 저는 이렇게 설교했습니다.
"P군은 부모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믿음직한 친구였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에게는 본이 되는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그 청년을 잃었습니다. 상실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청년은 예수님을 믿고 영생을 얻었습니다. 비록 지금 우리와 함께 있지는 못하지만 영원한 천국에서 하나님과 함께 있음을 믿습니다. 우리도 언젠가 이 땅을 떠나 천국에 갔을 때 거기서 사랑하는 아들, 사랑하는 친구, 사랑하는 성도를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 말씀의 소망을 붙잡고 이 어려움을 함께 이겨 나갑시다."
장례예배를 마치고 채플 강대상에서 중간 통로로 걸어 나갈 때 어떤 백인 청년이 저를 보자고 했습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기에 장례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온 청년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 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설교에 감사하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설교를 통해 자신이 죄인임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영생을 얻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에게 기도해주고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이 광경을 보고 P 장로님은 사랑하는 아들은 잃었지만 아들의 장례식을 통해 또 다른 한 생명을 얻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눈물로 고백하셨습니다.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우리 성도님들이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는지 모릅니다.
저는 이 장례식을 집례하면서 정말 많이 긴장했습니다. 그러나 비록 영어가 모국어는 아니지만 복음을 원어민에게 전했을 때 복음의 능력이 한 영혼을 구원하는 역사를 일으킨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보았습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롬1:16).
<카이로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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