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의존사색(12)▮하나님의 섭리(Providence)에 대한 바른 이해 - 정관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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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호 목사(뉴욕만나교회)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로마서 8:28).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교회생활 또는 신앙생활 가운데 사용하는 용어 가운데는 일반 세상 사람들이 정말 이해하기 힘든 단어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익숙해져 있어서 우리는 매우 자연스럽게 사용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거나 그들로부터 엉뚱하게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군대생활 할 때 기독교를 이해하려고 하는 몇 명의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성경을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역사’라는 단어를 “하나님께서 일하신다”(God is working)라는 뜻으로 사용했는데, 친구들은 그 용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여 제게 역사란 단어가 history를 가리키느냐고 다시 물어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쓴 역사라는 단어는 work(일하다)라는 뜻이지 history는 아니라고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 그리스도인들마저 우리가 사용하는 중요한 단어나 문장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쓰는 경우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단어들 가운데 복음이나 천국이나 성전이나 섭리 같은 단어가 들어 있다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오늘 저는 ‘기독교적인 섭리’라는 단어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섭리라는 단어는 영어로 providence라고 합니다. 이 영어 단어는 provide(pro+vide, 미리 공급하다, 앞서 보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이를 하나님께 적용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앞서 다 아시고 공급해주신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므로 섭리란 하나님께서 이미 창조하신 모든 만물을 보존하시면서 통치하신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섭리란 하나님께서 세상과 역사 가운데서 행하시고, 행하실 모든 일들을 그 대상으로 합니다. 여기에는 크고 작은 모든 사건과 사고, 좋은 일과 나쁜 일 등도 다 포함됩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이 세상에서 일어난, 그리고 일어나는, 또한 일어날 모든 일들은 하나의 예외도 없이 다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우연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지만 (또 그렇게 사용하는 것을 다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사실 우리에게는 우연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그 모든 일들이 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섭리라는 용어는 소위 일반섭리를 가리키는데 주로 사용됩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천사나 인간과 같은 이성적인 피조물과 동물들, 그리고 나라와 민족들을 보존하고 다스리는 일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와 함께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장하시고, 더 나아가 사탄과 악한 영들과 세상을 재난과 악한 일들도 다 통제하시고 다스려 나가십니다.
여기에 우리는 이 섭리 가운데 하나님의 특별섭리라고 말할 수 있는 하나님의 구원의 큰 일과 그의 은혜로 하나님의 자녀들을 돌보시는 일과, 특별히 하나님께서 그의 큰 능력과 지혜로 행하시는 직접적인 이적과 능력 등 그의 비상섭리도 제외시켜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이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고자 할 때 특별히 도르트총회에서 1619년도에 인준된 직후에 개혁교회들 사이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 가운데 들어 있는 제 27문항의 질문과 그 답변을 좋아합니다.
“하나님의 섭리란 무엇입니까?”
“섭리란 하나님께서 전능하고 무소부재하신 능력으로 하늘과 땅과 모든 만물을 보존하고 다스리시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다스리심으로 꽃잎과 풀잎, 비와 가뭄, 풍년과 흉년, 양식과 음료, 건강과 질병, 번영과 궁핍, 이 모든 것들이 사실상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하나님의 자애로운 손길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이며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우리는 마땅히 하나님의 작정으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창조와 하나님의 구원과 하나님의 섭리를 제대로 알고 또 믿어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가 그 가운데 하나님의 섭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믿고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삶은 모든 일에 하나님께 감사하게 되고, 역경에 처할 때에는 인내하게 되며, 더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알아가는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상황과 조건 가운데서라도 흔들리거나 요동하지 않는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늘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 그야말로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그 어떤 일이라도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며, 이 모든 일을 하나님께서 직접 다스리시고 우리의 유익을 위해 사용하실 것을 믿으면서 마음에는 늘 평안과 안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최후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재림에,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영원복락을 누리며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하고 하나님과 교제하게 될 복된 소망을 안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샬롬!
<카이로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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