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I 이홍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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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길 목사(메릴랜드 크리스찬교회)
Faith Theological Seminary of Catonsville 교수(설교학)
“교회가 무엇일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합니다.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청년 때는 사역자 못지않게 많은 시간을 교회에서 봉사하며 보냈습니다. 방학 내내 여름 성경학교와 몇 번의 수련회로 모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면 뭔가 이룬 것 같고 참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살다보니 아는 것이라곤 교회에서 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대학에서 과대표를 하면서 개강파티나 종강파티를 할 때도 교회에서 하는 프로그램으로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반응은 좋았습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신학대학원에 가서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으니 교회는 제 삶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것은 목회자인 저만의 모습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열심이 있는 성도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이민교회는 이런 모습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직장, 집, 교회가 세 꼭지점이 되어서 매 주일 반복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던 싫든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영향도 받고 상처도 받으며 공동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교회와 삶이 밀착되어 있다 보니 교회에서 신앙생활이 문화처럼 우리 삶에 깊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가끔 카페에 가서 설교를 준비하곤 합니다. 주변에 한국분이 있을 때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아주 또렷하게 들립니다. 교회 얘기였습니다. “우리 교회 누가…”로 시작해서 한 시간이 넘도록 교회의 온갖 상황을 나눴습니다. 이만큼 각자의 삶에 교회가 깊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민이 생겼습니다. “교회가 문화를 만드는 곳인가?” 안타깝게도 많은 교회에서 속빈 강정 같은 모습이 보입니다. ‘교회 문화’가 필요하고 심지어 ‘기독교 교육’에 대해서 말하지만, 그 안에는 복음이 없고 말씀이 없다면 문제가 됩니다.
전에 어떤 목사님이 군목을 할 때 잠시 이단에 빠졌던 청년과 상담을 하면서 충격을 받았다면서 얘기를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저 역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목사님이 물었습니다. “사람들이 왜 이단에 빠지니?” 청년이 이렇게 답했습니다. “교회에 다녀도 구원에 대해서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단은 그 말이 틀려도 처음부터 끝까지 구원에 대해서만 가르칩니다.” 그리고 오늘날 교회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니 정말 부끄럽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요즘 교회에서 선포되는 말씀은 세상에서 들을 수 있는 “성공” “자녀교육” “인간관계” “복 받는 길” “정치” 등으로 도배가 되었습니다. 성경공부가 없는 교회도 수두룩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학문이나 사상을 가르치는 곳이 아닙니다. 이런 것은 목회자보다 더 전문적으로 잘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곳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반응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며 그 방법을 찾는 곳입니다. 이런 교회를 세울 수 있다면, 하나님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이런 교회를 꿈꿔봅니다.
<카이로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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