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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의 리셋 I 내려놓음 - 김종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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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카이로스타임즈
댓글 0건 작성일 25-01-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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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훈 목사(예일장로교회)

 

흔히 우리 인생을 선물이라고 합니다. 선물은 누군가에게서 받은 것입니다. 생명도 스스로 얻은 사람이 없습니다. 부모의 은혜를 입어 얻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은 선물이고, 또 은혜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이 인생이 선물이고 은혜임을 잊고 산다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당연히 감사가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모든 것이 본래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끊임없이 자기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해하며 살게 됩니다.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만 만족을 느낍니다. 모든 일을 경쟁으로 보게 되며, 모든 사람을 경쟁자로 봅니다. 가진 것을 안 빼앗기려면 긴장의 끈을 잠시도 놓을 수가 없습니다. 평안이 없습니다. 일이 뜻대로 안 되면 격렬한 분노가 폭발하기도 합니다.


이와 반대의 삶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려놓는 삶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물이고 은혜임을 고백하는 삶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맡아 관리하는 청지기임을 인정하는 삶입니다. 목적은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여기에는 경쟁이 없습니다. 대신 평안이 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우리 교회 어떤 권사님의 이야기입니다. 살아생전 지병으로 몸에 칼자국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수술을 하셨습니다. 정말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어느 날 그 권사님이 저에게 심방을 요청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이제는 다 내려놓았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처럼 살기 위해 애를 쓰셨는데 이제 천국 갈 준비가 되었다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그동안 수술비로 모아둔 돈을 교회에 헌금할 테니 선교비로 써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권사님은 휠체어를 타시고 교회에서 마지막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모든 성도와 밝은 모습으로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 하시면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얼굴이 그렇게 평안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권사님은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저는 권사님의 전 재산과 같은 현금으로 지금까지 우리 교회가 선교해 오던 볼리비아 라파즈,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다바오, 니카라과 마사야주의 빠까야 지역 등에 세 개의 교회를 세웠습니다.


지금은 이 교회들이 그 지역의 많은 생명을 구원하는 아름다운 교회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교회들을 방문할 때마다 권사님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아울러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 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12:24).


내려놓는 것은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생명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생명을 얻는 일입니다. 예수님의 삶은 땅에 떨어져 죽는 한 알의 밀의 의미를 보여주신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삶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삶이었습니다.


<카이로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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