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崗산책 (13) 시간의 경점에서 | 신석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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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환 목사
인생이 살면서 갖는 감정의 기복 중에 중요한 것은 시간에 대한 느낌이다. 더욱 한 해가 가고 새해의 날들이 시작되는 길목에 서면 더 초조해지고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후회한다. “왜 나는 매번 이럴까, 도대체 뭐가 잘못 된 것일까.” 자학도 한다. 가버린 시간 앞에서 망연자실하며 과거의 추억에 매달린다. 그럴수록 이미 가버린 시간들이 너무나 아깝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이 일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라는 안타까움이 물밀듯 밀려온다.
엊그제는 한참 목회에 전념할 젊은 목사가 새해의 벽두에서 후회의 조각들을 만지작거린다는 자조 섞인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는 대답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그런 마음은 주님도 가졌던 마음이다. 사도바울도 땅을 치며 죄인의 괴수와도 같은 자기가 주의 일을 한다는 자체에 대해 어불성설이라고 외쳤다.”
그러나 이미 인생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고칠 수가 없다. 식당주인이라면 때려 치고 세탁소라도 하겠지만 목사는 그게 안 된다. 더러 그런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희한한 것은 그런 사람의 삶이 십중팔구 바람직하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일이다. 더 짙은 후회와 연민으로 인생을 살아가야할지 모른다.
그냥 받아들이고 새해 앞에 “작심삼일”이라도 거듭하면서 무게를 견뎌야할 일이다. 아이러니는 이런 느낌이라도 있는 사람은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삶에 대해 후회조차 없는 인간들이 많건만 그래도 후회라는 미덕을 가졌으니 말이다. 그러나 오해하지 마라. 당신은 아직 완전하게 현명한 사람은 아니다. 현명한 사람이 되려면 바로 이 순간, 후회의 잔을 내려놓고 일어나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이 당신의 인생을 새롭게 하기에 가장 빠른 시간이기 때문이다. 후회는 부끄러움이 아니다. “내 인생에 후회는 없다”라고 뻥을 치는 인간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다. 그렇지만 성공한 사람은 그 후회를 빨리 버리는 사람이다. 후회에 매달리기 보다는 지금 새해의 새로운 플랜을 짜는 것이다.
어느 날, 주보를 다 만들었는데 어느 교우의 이름 중에 한 글자가 틀리게 나온 것을 발견했다. 주일날 아침에 그 분을 만나 양해를 구할까 생각했다가 결국은 그 주보를 통째로 버렸다. 아깝지만 버려야한다. 그리고 다시 그 글자를 고치고 새로 프린트를 했다. 손해는 있어도 기분은 상쾌하다.
신앙인은 성공한 인생을 살아야한다. 신앙은 좋은데 사는 모양새는 아직 맺고 끊는 게 분명치 못한 사람이 있다. 성공은 입이 아니라 행동이며 행동은 과거를 던지고 새날을 보는 눈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러므로 지금이 가장 빠른 시간임을 명심해야 된다. “아직 이만큼”이 남았다는 정신을 갖고 당신을 주시하시는 주님의 눈동자를 항상 기억하기 바란다.
<카이로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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