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崗산책 (15) 부화뇌동(附和雷同) | 신석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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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견이나 생각이 있음에도 목소리 큰 사람이 의견을 내면 그 큰 소리에 묻혀 자기 의견을 내지 않는 경우를 일러 부화뇌동이라 한다. 자기 얘기를 한참 하다가 남이 한마디 하면 얼른 자기 말을 주워 담고 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 속으로 스며드는 줏대 없는 사람을 일러 부화뇌동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우리들 삶에 이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지금까지 제법 논리를 전개하며 견해를 피력하던 위인이 갑자기 목청 큰 인간이 나타나 좌중을 압도할 때면 슬그머니 제 생각을 접고 그 인간을 따라가는 경우를 많이 본다는 뜻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백가쟁명(百家爭鳴)은 자칫 일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상적인 사고와 언행을 지닌 인간에게 부화(附和)하고 뇌동(雷同)한다면 그 정상을 참작하겠지만 도대체가 깜냥도 되지 않는 인간에게 의자를 권유하고 제왕의 의상을 입히려드는 작금의 세태는 실로 난감하다.

부화뇌동이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많은 상황이 부화뇌동을 강요하고, 알게 모르게 우리는 그런 속에서 숨을 쉬고 살아가는지 모른다.
문제는 그 부화뇌동의 주체가 누구냐이다. 누가 나를 부화뇌동으로 끌어가느냐, 누가 나를 부화뇌동의 어릿광대로 만드느냐, 그것이 포인트다. 슬픈 일은 그런 엄중한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하는 인간의 슬픈 자화상이다.
회사에서 사원을 뽑는 원칙 하나가 있는데 그 이름이 파킨슨법칙이다. 희한한 이름과 원칙인데 그런 게 있다니 웃기는 일이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점점 능력 있는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능력 없는 사람을 고용한다는 것인데 그러나 보수는 많이 준다. 이런 일은 그런 원칙이나 법칙이 눈에 보이는 게 아니라 그렇게 회사가 변해간다는 사실이다. 알게 모르게 고위급 간부들이 앞으로 닥칠 경쟁을 피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무능한 사람을 고용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에 반기를 들지 않게 하기 위해 월급이나 연봉은 높인다는 원칙 아닌 원칙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런 현상에 대한 암묵적 동의나 웃기는 원칙들이 존재하여 이를 따른다는 일이다. 모든 기업들이 이런 법칙을 따를 리가 없다고 여기지만 존재하지 않는 일이 법칙이라는 이름을 붙여 경영학에서 반영한다면 마냥 무시할 일은 아니다.

내 본심은 싫지만 내 작은 이익을 위해 부화뇌동하는 이런 일은 인간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목격하는 현실이다. 부화뇌동은 정치집단 속에서 일어나는 전매특허 같지만, 회사라는 이익공동체 안에서도 쉽게 발견하는가 하면, 인간의 삶에서 그래도 청정하다는 교회나 교회의 연합 속에서도 이런 현상은 목격되고 있다. 더 나아가 친목을 도모한다는 동창회나 향우회, 동아리 같은 작은 모임에서도 부화뇌동의 현상은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하여 지금 부화뇌동의 처방약을 제시하려는 건 아니다. 그런 일들이 우리들 사회와 관계 속에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들여다보자는 생각이다. 인간의 실수 중 하나가 바꿀 수도 고칠 수도 없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고, 그런 병폐중 하나가 부화뇌동일 것이다.
<카이로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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