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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崗산책 (5) I 긴장을 풀어요! - 신석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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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카이로스타임즈
댓글 0건 작성일 23-07-0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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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환 목사


어느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유명 바이올리니스트도 프로 골퍼도 항상 레슨을 받습니다. 그냥 연주를 하고 그냥 공을 치지 않습니다.” 이 말을 듣고 영화배우 이정재가 이어서 말했다. “우리 배우도 같습니다. 연기자도 건강검진을 받듯 해마다 레슨을 계속 받아야 합니다.” 일류배우라 해서 대본을 받으면 바로 연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늘 준비하고 긴장하고 정말 “배우”가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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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우리는 긴장이라는 단어에 주목해야 한다. 삶의 활력소는 긴장에서 나온다. 어찌 배우뿐이랴. 내가 생각하기에 인생 자체가 긴장의 연속이라 하여 지나침이 없다. 그중에도 아마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회자의 긴장도 급수를 따진다면 상당한 레벨에 들 것 같다. 그래서 목사에게 은퇴라는 제도가 필요하긴 하다. 그러나 은퇴와 더불어 긴장이 풀어져 도무지 인생에 맥락이 없어질 수도 있으니 이 무슨 아이러니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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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에는 디스카운트(Discount) 메카니즘이 존재한다는 설(說)이 있다. 예컨대 애인에게서 엄청 큰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았을 때, 그 첫날 아마 그 여자는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행복한 여자라고 기뻐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날은 뉴욕이나 퀸즈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고 느꼈을 테고 그 다음 날은 그냥 행복한 여자가 되었다가 일 년 쯤 뒤에는 그때의 그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이런 메카니즘은 모든 경우에 예외 없이 적용된다. 그러고 보면 긴장의 농도는 시간이 가면서 퇴색되기 마련이다. 사랑도 미움도 희로애락도 둘러싼 긴장이 포장지처럼 뜯어지고 찢겨진다. 그러므로 그 긴장이 살아있을 때 인간은 살아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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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를 처음 시작할 때의 긴장은 가히 폭탄 급이었다. 하나님 앞에서는 한없는 죄인이었으나 그런 죄인을 불러주신 은혜에 감격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순간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런 영적인 긴장조차 해를 거듭하면서 둔화되어갔다. 차라리 은퇴 후 어쩌다가 찾아오는 설교의 기회가 아득하게 멀어졌던 긴장과 다시 만나는 순간이 되곤 한다.

 

그렇다. 

은퇴는 해이(解弛)와 다름 아니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어느 은퇴목사는 “나는 현역 때보다 더 역동적입니다. 새로운 기분으로 힘차게 살아갑니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은 아니지만 사람이건 물건이건 다 제자리에 있어야 보기에 좋다. 아주 느슨해지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은퇴는 긴장의 끈을 놓았다는 또 다른 표현임을 외면하지 말아야한다. 내가 전에 있었던 그 자리, 내가 전에 빛났던 그 장면에 새 인물이 자리를 잡고 긴장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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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그 순간, 화양연화(花樣年華)는 긴장이 사라지며 떨어진 낙화와 같다. 시인이 말했다. “낙화라고 꽃이 아니랴”

어느덧 서쪽에 걸린 황혼이 긴장을 풀며 스러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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