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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땀방울을 기억하시는 하나님 I 노재화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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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카이로스타임즈
댓글 0건 작성일 26-09-05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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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화 목사(전 성결대 학장, 사회학/목회학 박사)

 

9월 첫째 월요일은 미국의 노동절(Labor Day)이다. 일년내내 일해 온 많은 사람에게 노동절은 여름의 끝을 알리는 연휴이기도 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노동의 존엄과 일터에서의 사명을 하나님 앞에서 돌아보는 뜻 깊은 날이기도 하다.

 

성경에서 노동은 인간의 타락으로 생긴 저주가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신 후 에덴동산을 경작하고 돌보는 일을 맡기셨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창2:15). 이 말씀은 노동이 창조 때부터 하나님께서 달란트대로 인간에게 맡기신 거룩한 사명임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는 것은 생계를 위한 수단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세상을 돌보고 이웃을 섬기는 신앙적 행위의 첫걸음이기도하다.

 

특히 이민자들에게 노동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 정착한 한인디아스포라들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견디며 새로운 삶을 일구었다. 말이 서툴러도 일해야 했고, 몸이 아파도 가게 문을 열어야 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며 자녀들의 학비와 가정의 미래를 준비했다. 힘이 들고 고된 일로 인하여 그들의 손에는 굳은살이 박였고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남았다. 그러나 그 땀방울이야말로 오늘의 한인 이민사회와 다음 세대의 삶을 세우는 밑거름이 되었지 아니했는가 말이다.

 

성경에서는 일의 종류나 사회적 지위보다 어떤 마음으로 일에 임하는가를 중요하게 여긴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3:23)고 하듯이... 그리스도인은 교회 안에서만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 아니다. 식당과 가게, 공장과 사무실, 학교와 병원도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명의 현장이다. 정직하게 일하고, 약속을 지키며, 동료를 존중하고, 손님을 성실하게 대하는 것이 곧 생활 속의 예배가 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노동절은 또한 노동자의 권리와 정당한 대가를 생각하게 한다. 성경은 가난하고 힘없는 노동자를 억압하거나 임금을 미루는 일을 엄중하게 경고한다. “곤궁하고 빈한한 품꾼은 너의 형제든지 네 땅 성문 안에 거하는 객이든지 그를 학대하지 말며, 그 품삯을 당일에 주고 해진 후까지 미루지 말라”(신24:14-15)라고...

 

따라서 노동절의 신앙적 의미는 열심히 일하자는 데만 있지 않다. 고용주는 노동자를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정당한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노동자는 맡은 일을 성실하고 정직하게 수행해야 한다. 교회도 땀 흘리는 사람들의 아픔에 관심을 가지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이웃의 편에 서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수고를 잊지 않으신다.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고전15:58).

 

사람은 우리의 희생을 몰라줄 수 있다. 가족조차 오랜 수고를 당연하게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흘린 땀과 눈물을 기억하신다. 자녀를 위해 잠을

줄였던 시간,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견디어왔던 세월, 낯선 땅에서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섰던 순간순간을 하나님께서는 모두 알고 계신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끝없이 일만 하도록 명령하지 않으셨다.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안식일은 사람이 노동의 노예가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귀한 존재임을 일깨워준다. 즉,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출20:9-10). 일할 수 있음도 은혜이지만, 쉴 수 있음도 하나님의 선물이다. 노동절에만이라도 지금까지의 수고를 감사하는 동시에,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고 하나님 안에서 참된 안식을 회복해야 한다. 일이 우상이 되어 가정과 건강과 예배를 잃어버리지 않았는지도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가 자녀들에게 물려줄 가장 귀한 유산은 재산만이 아니다. 성실하게 일하는 태도,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용기, 노동자를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모든 수고를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이 더욱 값진 유산이다. 그래서 이번 노동절에는 “얼마나 많이 이루었는가?”만 묻지 말고, “무엇을 위해 일했으며, 내 노동이 누구를 살리고 있는가?”를 하나님 앞에서 물어보자. 이처럼 우리의 일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가정을 세우며 이웃을 돕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

 

바로 사람은 잊어도 하나님은 기억하신다. 낯선 이민의 땅에서 흘린 우리의 땀방울도 결코 헛되지 않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성실하게 일하는 손을 붙드시고, 지친 영혼을 위로하시며, 우리의 작은 수고를 통해 가정과 교회와 사회를 세워 가시고 있지 않는가! 노동에 대한 감사와 은혜를 하나님께로 돌리고 묵상해본다.


<카이로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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