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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하지 말라(2) I 이홍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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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카이로스타임즈
댓글 0건 작성일 26-08-2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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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길 목사(한인동산장로교회)

 

‘도둑질하지 말라’는 십계명은 분명히 모든 사람들에게 하신 경고입니다. 하지만 너무 가난하고 먹을 것조차 없어서 빵 한 조각을 훔친 것도 처벌을 해야 할까요?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쳐서 19년을 감옥에서 지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아무리 가난해도 도둑질을 하면 벌을 받습니다. 물론, 세상이 참 악해서 몇 십억이 넘는 돈을 사기친 사람은 무죄가 되기도 하지만, 정말 얼마 되지 않는 것을 훔친 사람은 가혹한 처벌을 받기도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러면 하나님도 가난하고 궁핍한 자들이 도둑질한 것을 가차 없이 심판하셨을까? 빚에 쪼들리는 사람이 십일조와 봉헌물을 못했다고 하나님이 심판하실까? 아닙니다. 그에 맞는 명령을 별도로 주셨습니다. 물론 가난한 자들도 도둑질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가난한 자들이 공개적으로 이웃의 소유를 가져가도록 허락된 율법을 주셨습니다.

 

신명기 24:19-22 “19 네가 밭에서 곡식을 벨 때에 그 한 뭇을 밭에 잊어버렸거든 다시 가서 가져오지 말고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시리라 20 네가 네 감람나무를 떤 후에 그 가지를 다시 살피지 말고 그 남은 것은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며 21 네가 네 포도원의 포도를 딴 후에 그 남은 것을 다시 따지 말고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남겨두라 22 너는 애굽 땅에서 종 되었던 것을 기억하라 이러므로 내가 네게 이 일을 행하라 명령하노라.”

 

밭에서 추수를 하다가 깜빡 잊고 추수하지 못한 것이 생각나도 그냥 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객과 고아와 과부들이 그것을 취하도록 했습니다. 객과 고아와 과부들은 당시에 가장 힘들고 경제적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남의 밭에 들어가서 곡식을 취하는 것은 사유재산 침해로 도둑질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약자를 위한 이런 배려를 장려하셨습니다. 밭이 있는 사람은 곡식을 남겨두고 가난한 사람은 떨어진 곡식을 가져가서 배고픔을 해결하도록 했습니다.

 

궁핍한 자가 고난을 당하지 않도록 그리고 더 나아가 도둑질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는 사람이 배려하라는 말씀입니다. 이처럼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을 배려하라는 명령은 성경에 아주 많습니다. 신명기 24:14-15 “14 곤궁하고 빈한한 품꾼은 너희 형제든지 네 땅 성문 안에 우거하는 객이든지 그를 학대하지 말며 15 그 품삯을 당일에 주고 해 진 후까지 미루지 말라 이는 그가 가난하므로 그 품삯을 간절히 바람이라 그가 너를 여호와께 호소하지 않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네게 죄가 될 것임이라.”

 

그날 품삯을 못 받으면 그 가족 모두 어려움에 처하기 때문에 학대하지도 말아야 할 뿐만 아니라, 일한 대가로 줘야 할 품삯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미루지 말라고 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일한 품삯을 후려치거나 제 때 주지 않아서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가난하고 연약하고 궁핍한 사람들을 배려해서 이들이 가난을 핑계로 도둑질을 하도록 내몰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도둑질을 해서 잡혔는데 배상할 돈이 없는 사람을 노예로 삼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 도둑질을 한 사람이 노예로 6년을 섬겼으면 7년이 될 때에 자유롭게 보내라고 하셨습니다. 그만하면 도둑맞은 것에 대한 배상을 충분히 받았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사람을 내보낼 때, 그가 앞으로 도둑질하며 살아가지 않도록 빈손으로 보내지 말고 후하게 줘서 보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그 주인에게 복을 주신다고 하셨습니다(신15:13-14).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의로운 도적이 일어나도 세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람 안에 있는 죄성 때문에 의로운 도적이라고 해도 부패하고 세상을 어지럽힐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도둑질하지 말라고 명령하신 뒤에, 동시에 사회 전체가 가난하고 곤핍한 자를 배려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이 도둑질을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그런 세상을 만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연약하고 곤궁한 사람이 도둑질을 하지 않고도 최소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하는 삶을 살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점에서 소유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온 우주가 창조주 하나님의 것입니다. 우리의 소유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잠시 맡겨주신 것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열 달란트의 분량으로, 어떤 사람에게는 다섯 달란트, 어떤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 어떤 사람에게는 그보다 작은 분량으로 맡겨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소유를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는 청지기로 살아야 합니다.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땅에서 내 소유라고 해도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청지기의 삶입니다. 우리는 그런 삶을 살도록 이 땅에 보냄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이 가난을 핑계로 도둑질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나눔과 배려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며 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일에 앞장 서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이 드러나도록 사용해야 합니다. 이것이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명을 통해서 하나님이 우리의 이웃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신 계명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남의 것을 빼앗는 자가 아니라, 정직하게 일하고 나눔을 통해 서로를 세워주는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이미 예수님을 통해 참된 나눔과 사랑이 무엇인지 경험하고 배웠습니다. 하나님은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셨고, 예수님은 스스로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가장 귀한 것을 내어 주신 하나님으로 인해 우리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나눠주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것으로 곤핍한 이들을 도우며, 예수님의 사랑을 삶으로 증거 해야 합니다. 흔히 말하듯, 받는 것보다 나누는 것이 더 복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것을 마치 내 것처럼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맡기신 것을 그분의 뜻에 따라 나누며 사는 삶-바로 그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청지기의 삶입니다.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명은 단지 금지의 명령이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나누는 삶으로의 초대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부르심에 응답하여, 정직하고 자비로운 삶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기를 소원해 봅니다.


<카이로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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