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기도줄 I 정재호 목사 > 초대칼럼

본문 바로가기

초대칼럼

느슨해진 기도줄 I 정재호 목사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카이로스타임즈
댓글 0건 작성일 26-07-17 13:10

본문

a706f9dea2e219b1ed16cb09b3ff9f74_1784308235_1091.jpg

정재호 목사(C&MA감독)

 

지난주 금요일 뉴저지를 떠나 시애틀과 컬럼버스를 거쳐 엿새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감독으로 섬긴 지도 어느덧 6년이 되어 갑니다. 미주 전역에 흩어져 있는 교회들을 찾아다니다 보니 주말이면 비행기를 타는 일이 어느새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번 출장도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시애틀행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기체 결함이 발견되어 승객 모두가 다시 내려야 했습니다. 두 시간 넘게 공항에서 기다린 끝에 다른 비행기로 갈아탔고, 결국 밤 11시가 훨씬 넘어서야 시애틀에 도착했습니다. 동부 시간으로는 이미 새벽 3시였습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마중 나오신 목사님께서 물으셨습니다. “감독님, 내일 토요 새벽기도에 가실건가요?” 순간 당황했습니다. 새벽기도는 제 일정에 없었습니다. “목사님, 제가 말씀을 전해야 합니까?” “아닙니다. 혹시 참석하실까 해서 여쭈어 봤습니다.” 솔직히 쉬고 싶었습니다. 속으로는 ‘우리 목사님, 그냥 쉬라고 하시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네, 참석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토요 새벽기도였습니다.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동안, 교회와 목회자들, 선교와 교단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마지막에는 어머니와 아내, 세 아들 가족, 그리고 두 손주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주일 새벽,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시간을 확인하려고 휴대전화를 열었는데, 막내아들과 우리 부부가 함께 있는 카톡방에 밤늦게 여러 개의 메시지가 와 있었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막내아들이 보낸 메시지에는 전날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사진 속 자동차는 앞부분이 심하게 부서져 있었고 양쪽 에어백도 모두 터져 있었습니다. 중앙선을 넘어온 차량과 정면충돌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아들 부부는 크게 다치지 않았습니다.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물론 토요 새벽기도를 했기 때문에 사고가 가벼웠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또 새벽기도를 하지 않았다면 더 큰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믿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 사고를 통해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다시 새겨 주신 것이 있었습니다. 기도줄만큼은 결코 놓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감독이 된 후 저는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책임은 커졌고, 사역의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솔직히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사역은 더 많아졌는데, 기도의 분량은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책임이 커질수록 기도도 더 깊어졌어야 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바쁜 일정과 끝없는 이동, 수많은 만남과 사역 속에서 기도는 조금씩 뒤로 밀려나고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하나님께서는 이번 일을 통해 사고보다 더 중요한 것을 제게 보여주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던 기도의 줄을 다시 팽팽하게 붙잡게 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붙잡고 삽니다. 건강도 붙잡고, 사역도 붙잡고, 사람도 붙잡고, 미래도 붙잡으려 합니다. 그러나 결국 가장 먼저 붙잡아야 할 것은 하나님과 연결된 기도의 줄입니다. 기도줄이 팽팽하면 내 일상이 흔들릴 수는 있어도, 내 인생은 결코 추락하지 않습니다.


이번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제 마음에는 한 가지 감사가 남았습니다. 막내아들 부부를 지켜 주신 하나님의 은혜도 감사했지만, 그 일을 통해 제 안에서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던 기도의 줄을 다시 붙잡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더욱 감사했습니다.


"예수는 물러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눅5:16).

“But Jesus often withdrew to lonely places and prayed”(Luke 5:16).


<카이로스타임즈>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42건 2 페이지

검색


카이로스타임즈 TEL : 917-733-8682 Email : kairostimes23@gmail.com Name : Wonjung Yu
Copyright(C) 2023 카이로스타임즈. All right reserved.